
1. 포트폴리오를 끝낸 소감 한마디?
많은 것을 내려놓고 시작했었기 때문에 후련하다. 미술이나 예술관련 공부를 해본 적이 하나도 없어서 고민했지만, 처음으로 하고 싶었던 것들, 머리에만 담아두고 있던 생각들을 손 끝으로 마음껏 쏟아낼 수 있어서 행복했다. 또, 작업 했던 것들이 내가 꿈꿔온 학교에 합격이라는 결과로 나타나서 속이 시원하다. 그 것도 좋은 평가를 들었으니 말이다. 지금까지 보이지 않는 줄 위에서 줄타기하는 느낌이었는데, 이제 시작이긴 해도, 발 밑의 줄은 보이는 것 같아서 만족한다.
2. 포트폴리오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역설적이게도, 전문적으로 미술을 배웠던 적이 없으니까, 창의적으로 뭔가를 떠올리긴 쉬워도 그걸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을 만큼 표현해내는 기술이 부족하다는 게 가장 힘들었다. 그리고 생각의 흐름을 시각으로 정리한다는 게 말로는 쉽지 막상 해보고 나면 끊기는 부분이 많다. 무엇을 어떻게 어느 요소에 집어넣어야 좀 더 유연하게 진행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이 필요한 부분이다. 감각이 좋다고 곧바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서 시간을 가지고 사고를 깊게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3. 포트폴리오는 언제부터, 어떻게 준비했는지?
3월3일 이 곳에 처음 들어와서 시작했다. 헤맬 줄 알았는데, 영국은 리서치와 스토리를 기반으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평소에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던 나한테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각각 3개의 다른 작업이 있지만, 그래도 하나의 공통적인 주제를 바탕으로 풀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진행했다. 선생님들께서 내가 더 많이 생각하게 도와주셔서 순조로웠다.
4.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은? 이유는?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없다. 다 정성이 들어간 작업들이기 때문에. 그러나 굳이 뽑자면, 스팀펑크장르를 기반으로 만들었던 클러치 백. 발전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가진 양면성, 인간애의 상실, 모두 현재진행형인 상황들이다. 스팀펑크 장르가 함부로 추구하는 발달의 이상주의를 내 식대로 건방지게 꼬집을 수 있는, 내 나름대론 기념비적인 작업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 쓰는 배터리, 폐 전선 등의 ‘old-fashioned’한 것들이 모여서 새로운 생명력을 얻게 된, 가능성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5. 앞으로 진학할 학교를 선택한 이유는? 학교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총 세 군데의 학교에 합격했다. Kingston, GSA, CSM. 진짜 많이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나는 상대적으로 편한 환경에 있으면 나태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치열하지만 경쟁을 통해서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곳이 CSM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곳으로 진학을 선택했다. 예술적인 경험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기에, CSM Foundation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접목하는 것이 내가 장래에 패션디자이너라는 직함을 가졌을 때에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결론 내렸기 때문이다.
6.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이 곳에 들어오는 학생들이 거의 좋은 실력과 사고능력을 바탕으로 유학을 준비하는 것을 나도 잘 알고 있다. 근데, 사람마다 스타일의 차이일 수도 있지만, 좀 굳게 마음먹고 처절했으면 좋겠다. 유학이라는 문제를 좀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는 군상들이 몇몇 보인다. 내가 잘난 척하는 게 아니라, 난 진심으로 처절했다. 많은 걸 내려놓고 결정한 사항이었고, 열정만을 가지고 패션이라는 꿈을 키운 것이기 때문에, 처절했고 앞으로도 처절할 것이다. 애초에 정말 흠잡을 데 없는 감각과 열정을 가진 사람들도 더 배우고 나아지기 위해 많은 것을 내려놓고 처절하게 노력하는데, 나아지는 것도 전혀 없는 사람이 분위기 망치면서까지 본인이 바깥에 있었을 때 물든 아날로그적 감성을 못 버리고 똑같이 행동하는 게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 그런 태도를 가지고 합격했다고 하자. ‘해외 나갔을 때는 어떻게든 바뀌겠지’ 라고 생각할 텐데 과연. 물론 작업에 집중하다가 즐길 때 확 푸는 사람은 존중한다. 그러나 항상 풀려있는 사람은 그런 식으로 해서 뭘 이룰 수 있는지 굉장히 궁금하다.
7. edm아트유학의 장점은?
본인이 결심만 굳게 먹으면, 부담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올바른 작업방향을 굳혀나갈 수 있다는 것. 선생님들께서도 친절하시고 일단 군더더기 없는 평가를 해주시니까 심적으로 스트레스도 크게 안 받으면서 보충해야 할 것들을 명확히 알 수 있으니까 그런 면에서 굉장히 좋았다. 딱히 글로 형용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일단 다니면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열심히 조언해주시는 것 잘 듣고 작업에 열심히 집중하다 보면 분명 좋은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내가 그랬던 것 처럼.